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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9일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글쓴이 : 뉴스관리자
등록일 : 2020-08-29 조회수 : 170

출연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진행 : 신두식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오늘은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님 모셨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김동명 : , 안녕하십니까?

 

신두식 : 직접 나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지난 1월에 한국노총의 새 위원장으로 취임하시고 7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취임 후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주신다면요?

 

김동명 : 먼저 청취자들에게 한국노총을 간단히 소개해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노총이라고 하면 머리띠, 투쟁조끼 같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꽤 되시거든요? 한국노총은 1945년 해방 이후에 만들어진 노동단체로서 대한민국 노동단체 중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25개 회원조합과 전국 16개 시도지역본부, 52개의 지역지부로 구성되어 있고요. 조합원은 103만 명 정도고요. 대표적으로는 제조업의 노동자, 버스, 택시 등 자동차 운수노동자, 금융 노동자, 공공기관 노동자, 우체국 노동자, 관광서비스 노동자, 선원 노동자, 공공부문 노동자와 같이 우리 사회의 수많은 업종, 직업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들이 한국노총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7개월이 지났는데 제가 당선되면서 몇 가지 확고한 원칙과 여러 가지 의지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지키고 실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고요. 어려울수록 더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신두식 : 그렇게 활동적으로 하시려고 해도 올해는 특히 코로나 19 때문에 힘드셨을 것 같아요. 사회 각계가 힘든 상황인데요. 코로나 19 여파가 올초 출범한 새로운 한국노총 지도부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동명 : 보통 위원장의 임기 초에는 전국을 돌면서 당선인사도 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도 설명해야 하는데 코로나 19로 인해서 그런 시간을 전혀 갖지 못했습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정기 대의원대회도 온라인으로 치러야 했고요. 바쁘게 움직이고 여기저기 다니면 시간도 빠르게 흐르는데 코로나 19로 사람을 만나거나 이동을 하는데 제한이 있다 보니까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습니다. 노동조합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는데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활동이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두식 : 위원장님이나 지도부의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노동현장에서는 어떤지 궁금한데요. 코로나 19로 인해서 고충이 상당할 텐데, 업계마다 차이는 있을 텐데요. 코로나 19로 인한 노동현장의 현실, 타격은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계십니까?

 

김동명 : 한국노총 차원에서 2주에 한 번씩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고요. 무급휴직이나 임금 감소, 구조조정등에 대한 위기감이 많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간,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업이나 관광업, 건설업, 시내버스 등 자동차 업종과 택시에서 심각한 위기가 감지되고 있고요. 항공업과 관광산업의 경우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두식 : 항공산업, 그리고 관광업은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코로나 19 위기에 대해서 한국노총에서는 어떤 대응이나 도움을 주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김동명 : 위기업종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경사노위에 항공업, 건설업 등의 업종별 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관광업의 경우 경사노위에 위원회가 설치돼서 얼마 전 고용안정과 지원에 대한 노사정 합의가 이루어진 바도 있습니다. 제조업 역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굉장한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위기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강화와 고용안정이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고요. 한국노총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현장의 실태를 살펴보고 이에 철저히 대비해나갈 계획입니다. 어떤 경우라도 고용보험을 확대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저희의 입장입니다.

 

신두식 : 지난번에 1차 재난지원금이 전국민에게 지원됐고요. 2차 재난지원금을 지원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노총에서 이에 대해서 입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김동명 :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강화되게 되면, 특히 중소영세사업장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2차 재난지원금도 중요한데 아무래도 준비하고 지급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고 저희는 오히려 고용유지지원금에 대한 기간 연장과 일반업종까지 확대하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고용유지지원금은 잘 지급이 되고 있나요?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김동명 : 아주 원활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신두식 : 이게 절차가 좀 까다로운 모양이죠?

 

김동명 : 다소 오류가 있더라도 신속하게 집행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두식 : 나중에 보완을 하더라도 신속히 필요할 때 지원이 되어야 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1차 재난지원금 당시에 한국노총에서는 자발적으로 사회적 기부에 동참하기도 했는데요. 그때 그렇게 하시게 된 동기나 2차 재난지원금이 될 경우에 또 그럴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동명 : 한국노총이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방법에 하나였기 때문에 그렇게 했고요. 지금도 그렇게 당연히 할 것입니다. 재난지원금의 사회적 기부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은 재난지원금의 성격이 위축된 소비의 증진에 있기 때문에 골고루 소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올해 코로나 19로 인해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8,72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위기 상황이 감안되면서 인상률이 낮아서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올해보다 1.5% 인상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는데요. 노동계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이 부분이 좀 아쉬울 것 같습니다. 어떠십니까?

 

김동명 : 1.5%는 역대 가장 낮은 인상률인데요. 저희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수치였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 위기가 과거의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다르게 감염병으로 인한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에 경제위기가 온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앞서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이죠. 그런데 그 위기극복방안을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억제하는데서 찾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저희 한국노총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원인은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나 불공정거래, 대형 유통업체들의 꾸준한 시장 진출과 가맹점, 대리점 거래 및 온라인 거래에서 불공정한 유통산업 환경이 때문이거든요? 이 부분을 해소하지 않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게 되면 그런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신두식 :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 한국노총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데요.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이 한국노총에 다가오거나 찾아올 때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좀 알려주시죠.

 

김동명 : 코로나 19 이전 노동조합의 역할을 고용된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고용불안에 처한 노동자의 고용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로 노동조합의 중심은 미조직된 90%의 노동자를 중심으로 대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되지 않은 90%의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당장 잘려나가고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을 들려드리는 시간이 있는데요. 바로 명사의 음악시간입니다. 한국노총 김동명 원장님께서는 어떤 노래를 듣고 싶으십니까?

 

김동명 :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있긴 한데요. 좋아하는 노래보다 최근에 들은 노래 중에 가수 이적의 <당연한 것들>이라는 노래를 들었는데요. 코로나 위기 속에 굉장히 의미가 있는 가사가 좋아서 듣고 싶습니다.

 

신두식 :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님이 신청하신 곡입니다. 이적의 <당연한 것들> 듣고 계속하겠습니다.

 

위원장님 노래 잘 들었습니다. 당연한 것들을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다 못하고 있는데 빨리 극복이 돼서 당연한 것들을 할 수 있는 그런 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위원장님 계속 질문드리겠습니다. 이번 총선에 보면 한국노총의 노동존중 국회의원을 다시 배출했는데요. 민주당의 경우에 52명의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이 당선됐습니다. 협약 이행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김동명 : 그동안의 한국노총은 중요한 선거 시기 때마다 주요 정책에 노동의제를 제시하고 이를 수용하는 정당과 정책협약을 체결해왔는데요. 그러나 그 모든 정책협약은 사회 여론이나 정세 등의 상황을 이유로 거의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한국노총은 금번 총선에서 과거 정책협약의 한계를 뛰어넘고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을 제안했고요. 그 후보들에 대한 지지와 지원활동을 강력하게 추진했습니다. 현재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은 ILO 핵심협약기준, 중대재해기업 책임 강화 등 과제 별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으로 유사 산별을 중심으로 부분별 위원회를 구성하여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막연한 정책의 약속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단위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노동의제들이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의 헌신적인 활동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한국노총 역시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신두식 : 52명이면 교섭단체를 2개 이상 꾸릴 수 있는 많은 숫자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많은 법제화를 이룰 수 있겠네요?

 

김동명 : 중요한 것은 숫자로서는 충분한데요.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갖고 노총과의 약속을 실천하려 노력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신두식 : 그 부분을 잘 눈여겨봐야겠네요. 위원장님께서 취임하면서 사회적 대화를 활성화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히셨는데 공식적인 대화 테이블이라고 볼 수 있죠. 경사노위, 이 부분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까? 경사노위에 대한 입장은 어떠십니까?

 

김동명 : 사회적 대화는 법정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코로나 19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서 경험했지만 민주노총의 참여와 거의 합의에 이른 사안에 대해서 민주노총 내의 의결과정을 기다리다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기능조차도 마비가 되고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그런 우를 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사노위는 코로나 19 위기에 대응하여 35일 노사정 합의선언, 728일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의 결과를 이어받아 사회적 협약을 체결했고요. 경사노위가 활성화되려면 합의사항을 철저히 이행하고 업종별, 지역별로 노동현안에 대한 노정협의가 활발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또 필요에 따라서는 경사노위 이외에도 다양한 노정교섭 테이블이 열려서 중층적인 사회적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신두식 : 중층적인 구조에서 여러 대화 채널이 있어야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는데. 사회적 대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용자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떤 협의를 해나가느냐 이런 부분이 관건인데요. 법으로 보장된 사회적 대화기구는 경사노위 외에는 전무하지 않습니까? 다층적인 교섭 테이블이 있어야 된다,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동명 : 사회적 대화는 노동계가 아니라 사용자와 정부가 더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립적인 노사 관계는 정부와 사용자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서 현재 유일한 법정기구인 경사노위는 제도적인 보완보다는 내용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정부 정책의 관철을 위해 노사를 들러리로 세우는 사회적 대화는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해 선택적으로 사회적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한다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할 것이고요. 노사정이 신뢰를 가지고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는 상태, 동등한 자격을 가지고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는 것이 진정한 사회적 대화의 출발이라고 생각하고요. 이것은 꼭 경사노위가 아니라도 여러 가지 채널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셨고요. 노동계에서 화두로 가지고 있는 것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 부분인데요. 비정규직을 줄이는 것은 오랫동안의 숙원처럼 여기고 있는 부분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동명 :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이미 정답은 현재 다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국정과제를 통해 밝힌 대로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과 비정규직 차별금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됩니다. 두 가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리될 수 없는 양 날개입니다. 두 가지 방법을 반드시 병행해서 현실의 비정규직 차별을 시정하고 사업주에게 비정규직의 사용유인을 효과적으로 억제시키는 것이 현실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법 대안도 넘쳐날 만큼 쌓여있는데요. 중요한 것은 결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결단이 필요하다. 지난 728일이죠.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이 체결이 됐습니다. 선언식 직전에 민주노총이 불참해서 고비를 겪었지만 노사정 합의문이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이렇게 해서 5자의 공감대 형성으로 극적으로 타결이 됐는데요. 협약에는 노사의 역할, 그리고 정부의 대책이 담겨있는데 지금까지 이행이 잘 되어오고 있는지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김동명 : 노사정 주체들의 오랜 노력 끝에 코로나 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체결했는데요. 이제는 국민과 노동현장에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협약에 담긴 내용을 내실있게 잘 이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노사정의 책임있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경사노위 내에 이행점검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지난 35일 노사정 선언뿐만 아니라 728일 노사정 협약에 대한 이행계획을 집중 논의하고 있고요. 노총은 노동계의 역할뿐만 아니라 정부와 사용자가 제대로 이행해나가도록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신두식 : 한국노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의 한 곳이고, 또 역사적으로도 가장 오래된 노총이기도 한데요. 사회적 대화 참여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 어떤 것이라고 보면 될까요?

 

김동명 : 과거의 노동조합은 투쟁만 하는 조직으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고요. 그때는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 믿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투쟁을 통해 전부를 얻거나 실패해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방식은 낡은 것입니다. 국민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 바라는 노동조합의 모습도 아닐 것이고, 사회적 대화는 서로를 인정하고 신뢰가 쌓였을 때 가능합니다.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대화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가 노사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존중의 관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서 노동자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급하게 가지 않더라도 하나하나 앞으로 나아가는 사회는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반드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많은 갈등을 투쟁으로 푼다면 사회적 비용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서로의 신뢰를 통해서 문제를 푸는 방식이 보다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위원장님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릴게요. 한국노총 오시기 전에 제약회사에서 노동조합 위원장도 하셨잖아요? 그럴 때 단체교섭 같은 것을 하셨을 텐데, 어떻게 타협을 이루시고 할 때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었고 그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번 해주시죠.

 

김동명 : 저는 굉장히 오랫동안 단사에서 위원장을 했는데요. 저도 위원장이 되고 나서 초반에는 회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지불능력이나 이런 것 이전에 노동자에게 임금은 당연히 재생산비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원칙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요. 그래서 회사의 상황과 무관하게 강경한 투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어떤 원칙이 있더라도 현실 내에서는 그 원칙대로만 하게 되면 많은 조합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그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그래서 제 모토는 항상 그렇습니다. 조직은 강하게, 협상은 유연하게. 그리고 조합원 고용에 관한 문제이거나 노동조합의 존립, 권리와 직결되는 문제는 강경하게 싸워야 하고 노동 조건이나 이런 것은 회사 현실과 일정정도 타협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 정도를 했습니다.

 

신두식 : 위원장님은 어떻게 노동운동을 하게 되셨는지, 좀 계기가 있으셨어요?

 

김동명 : 저는 생산현장에, 말하자면 특별한 기술도 없었고 어떤 사업을 할 만한 자본도 없었기 때문에 노동현장의 단순노동업무로 취업을 하게 됐고요. 그 과정에서 임금이 적다거나 아니면 고용이 불안하거나 이런 노동조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 또는 사회적으로 노동을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각, 차별, 또 무엇보다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서 스스로의 노동에 대한 자부심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좌절감 같은 것이 너무 컸기 때문에 그런 것들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고 그런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이게 내 개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조합의 존재를 알고 나서 노동조합을 통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고 그래서 노동조합에 나서게 됐습니다.

 

신두식 : 프로필을 잠깐 보니까 1990년에 이미 회사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위원을 하셨더라고요? 30년 정도 지났는데요. 그 당시의 노동 현실과 또는 단체교섭을 할 때의 상황, 지금의 상황, 어떻게 다를까요? 비슷한가요?

 

김동명 : 상당히 다릅니다. 그때 당시에는 회사가 굉장히 도덕적으로나 회사 경영 면에서도 비판받아야 될 지점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이윤을 가져가면서도 조합원의 노동조건이라든가 권리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인색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그런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회사는 마땅히 노동자들에게 있어 적개심의 대상이었고요. 또 그때 당시에는 그런 확고한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사회 분위기 자체도 노동자들의 힘이 강력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강력한 투쟁을 통해서 회사를 압박하는 것이 가능했던 그런 시절이었고요. 당연히 그래야만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이후에는 회사의 경영이 과거처럼 만들면 팔리는 시대가 아니라 업종 간의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였고 그만큼 회사의 경영도 어려워지는 시기를 견디면서 회사 자체도 어렵기 때문에 노동자가 마냥 마음 놓고 공격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기업별 노조의 성격상 회사의 어려움은 그대로 노동자의 어려움으로 올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였기 때문에 일정 부분 타협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했고, 그게 서로의 필요에 의한 타협이지만 신뢰라는 것으로 나타날 때 가장 효과적이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신두식 : 30년 정도 노동현장에 계속 계셨으니까 그런 부분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또 빼놓고 갈 수 없는 것이 1998IMF 경제위기를 전후로 해서 노동운동도 많이 변화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동명 : 위기 속에서 노동운동이 굉장히 위축되고 침체됐는데요. 아직도 그것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때 당시에 노조위원장으로서 굉장히 엄중한 시험대에 섰었습니다. 말하자면 회사가 부도가 나고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배가 침몰하는데, 말하자면 회사의 책임자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만났을 때 회사라는 거대한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 몇 사람을 바다에 내려놓지 않으면 전체가 다 침몰하는데 당연히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것으로 압박을 했고요. 그때 당시에는 노동자들, 조합원들도 그런 것을 용인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말하자면 몇 사람의 구조조정을 반대하기 위해서 강력한 투쟁에 나서고 파업에 나서는 것은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기가 버거운 상황이었죠. 그렇지만 저는 그때 당시 생각으로는 아무리 배가 침몰하든 너무나 어려운 사회에서 대책없는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투쟁했습니다.

 

신두식 : 서로 고통을 분담하는 쪽으로 하셨군요?

 

김동명 : 임금이라면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은 절대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의 결과가 회사가 다시 회생하게 되어서 전체가 가라앉는 것이 아니고 다 같이 좋은 날을 맞이했기 때문에 지금 마음이 편한데 그때 당시에 진짜 회사가 문을 닫아서 조합원들이, 저와 함께 했던 노동자들이 다 직장을 잃게 됐다면 제 선택에 대해서 조금 심정적인 괴로움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지금도 그 선택은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선택하실 때 굉장히 고민 많이 하셨겠습니다.

 

김동명 : 성격 자체가 고민을 많이 하는 성격은 아닌데, 좀 고민했겠죠.

 

신두식 : 한국노총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요. 한국노총의 자존심을 세우겠다, 이렇게 공약하셨습니다. 조직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하셨는데 한국노총의 조직 확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과 또 추진 방향은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죠.

 

김동명 : 고용노동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노동조합원 수가 2018년에 처음으로 한국노총보다 민주노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방식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 아무리 좋은 방법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정확하게 조합원 수를 추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이고요. 허점이 많이 있는데요. 저희는 조사 방식에 대한 이의제기보다는 더 많은 노동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분발하는 계기로 삼기로 했습니다. 저는 수적인 조직의 우위, 수적인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치적인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치의 경쟁이라는 것은 이제 조직 노동자들도 이 사회의 권리의 사각지대, 여러 가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열악한 노동자들, 아픈 노동자들 이런 노동자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런 노동자들의 강한 의지처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노동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때만이 그런 분들이 한국노총을 찾게 될 것이고, 그런 노동자들이 찾는 한국노총이야말로 정말로 의미있는 한국노총인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가진 단체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굉장한 노력을 집중해나갈 생각입니다.

 

신두식 :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산별 노조를 보면 약간 겹치는 부분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협조가 되는 상황입니까?

 

김동명 : 많은 부분에서 겹치고 있는데요. 지금은 일정 협조가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경쟁이 더 우선하는 것으로 봅니다.

 

신두식 : 현실적으로는 경쟁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시간이 거의 다 되고 있는데요.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죠.

 

김동명 : 저는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3년을 지내면서 어떤 외형적인 성과를 남기는 것보다도 제가 이 조직을 떠날 때 스스로 내가 생각했던 원칙과 가치, 신뢰를 지키는데 있어서 부끄럽지 않았다는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떠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스스로 버렸다는 부끄러움 없이 임기를 마치고 싶고요. 한국노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여러 가지로 존재하는데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한국노총이 조직된 노동자뿐만 아니라 더 열악하고 아픈 노동자들의 편에서 지속적으로 가치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하고요. 미조직 노동자 전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조직이 되도록 더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신두식 : 마지막으로 불교방송에 나오셨으니까 청취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김동명 : <당연한 것들>이란 노래도 있었는데요. 일상의 당연한 것들을 이제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된 것이 힘들고 슬픈 현실인데요. 가사에서도 나오는 것 같은데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희망만큼은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또 이 사회가 어려울 때일수록 나만 살자고 하는 것보다 다 같이 어렵더라도 연대하는 데서, 공동으로 아픔이 됐든 무엇이 됐든 나누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단초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시기 바랄게요.

 

신두식 : 감사합니다. 시간이 다 됐는데요. 앞으로도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 그리고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 더욱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동명 : 감사합니다.

 

신두식 : 지금까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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