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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2일 -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글쓴이 : 뉴스관리자
등록일 : 2020-09-12 조회수 : 156

출연 :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진행 : 신두식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오늘 BBS 경제토크 인터뷰는 전화연결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서상목 회장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서상목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서상목 :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신두식 :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간 사회복지기관인데요. 복지관련단체 100여 곳이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회복지협의회에 대해서 잠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상목 : 저희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1952년에 한국전쟁 중에 부산에서 설립이 됐습니다. 굉장히 오래됐고요. 당시 정부는 전쟁 수행하기도 어려웠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전쟁이 발생하니까 전쟁 고아라든지 미망인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민간 독지가들이 자기 재산을 털고 또 때로는 외국 원조기관 또는 종교단체의 지원을 받아서 사회복지시설이 많이 부산에 생겼어요. 이런 사회복지시설의 연합체 형태로 전쟁 중에 1952년에 설립이 됐고요. 그러다 보니까 한국 민간 사회복지계에서 상당히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고, 또 우리나라 사회복지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회복지협의회는 그때 시작을 해서 지금은 사회복지사업법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그것에 의해서 운영되는 법정 단체라고 할 수 있고요. 그리고 민간 사회복지계를 대표하면서 정부와 민간 간의 교량 역할도 하는데 지금은 17개 시도에 사회복지협의회가 다 있고요. 또 한 170여 개 시군구에 시군구 사회복지협의회가 있습니다. 저희는 민간 사회복지계를 대표해서 연구, 교육, 홍보, 국제협력사업 등을 하고 또 정부를 대신해서 푸드뱅크라든지 자원봉사자 관리라든지 기업의 사회공헌을 지원하는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그렇군요. 서상목 회장님은 경제학 박사시면서도 문민정부 때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셨어요. 회장님께서는 올해 1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7년에 32대 회장에 이어서 연임에 성공하셔서 33대 회장을 지금 하고 계신데요. 재임이 된 소회가 어떠십니까?

 

서상목 : 벌써 제가 취임한지 3년 반이 넘었는데요. 정말 할 일은 굉장히 많고 그것이 중요한데 저는 장관할 때에 비하면 사실 권한이 별로 없어요. 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이. 그리고 재정 형편도 그렇게 넉넉지 않고. 그래서 할 일은 많은데 그런 제약요인 때문에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항상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신두식 : 아쉬움이 많으신 것 같은데,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과거보다 복지 분야에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더 많아지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코로나 19 사태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십니까?

 

서상목 : 코로나 사태 이전에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이야기했지 않습니까? 4차 산업혁명의 여러 가지 기술 혁신으로 인해서 좋은 점이 굉장히 많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혁신의 혜택을 받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의 임금격차가 심화되고 있고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이 자꾸 바뀌다 보니까 직업의 성격도 자꾸 바뀌죠. 그러다 보니까 직업이 과거에 비해서 불안해지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19 사태가 발생함으로써 경제적인 어려움에 더해서 특히 사회복지계는 상당히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의 경우를 보면 생활시설과 이용시설 둘 로 나누는데요. 생활시설은 예를 들어서 요양병원이라든지 요양원 같은 것입니다. 노인 분들이 거기에 사시면서 매일 가족 면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낙이거든요? 그런데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가족 면회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반년이 넘었거든요? 이 분들의 정신적인 상태에 상당히 충격을 주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또 거기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코호트 격리라고 해서 그 분들이 출퇴근을 하면 코로나 균을 옮길 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기서 집에도 못 가고 상주하면서 오랜 근무를 하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거기에 수용되신 분들은 물론이고 거기에 종사하시는 간병인이라든지 간호사라든지 이런 분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또 하나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복지관 있지 않습니까? 종합복지관이 있고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이 있는데 그 외에 여러 사회복지시설이 전부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서 운영이 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코로나로 인해서 그것이 전면 금지됐어요. 그러니까 많은 사회복지시설이 개점휴업 상태라고 할까요? 물론 동네 식당 같은 곳은 문을 안 열면 돈을 못 벌지만 복지관은 정부가 운영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문제는 없지만 사실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형태로 코로나는 사회복지계에도 큰 충격을 줬고. 특히 저희 협의회는 사회혁신을 통해서 지역 복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거든요? 그런데 지역 복지 공동체라는 것이 역시 많은 대면 접촉이 중요한 수단인데 거기에 제약을 받으니까 지역 공동체, 복지 공동체를 만드는 사업 추진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두식 : 홀로 사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회장님이나 단체, 협의회에서도 달라진 것들이 있을 텐데 어떠십니까?

 

서상목 : 사회복지협의회도 행사가 굉장히 많습니다.

 

신두식 : 요즘 전체적인 행사를 하기가 어렵죠?

 

서상목 : 전국적으로. 그래서 회장의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가 전국적으로 중요한 행사에 가서 제가 축사를 하고 거기 오신 분들한테 수고 많으시다고 격려의 악수도 하고 말을 건네주는 것인데, 이런 일을 못하다 보니까 많은 경영에 불편함이 많죠. 그리고 얼마 전에 97일은 사회복지의 날입니다.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데 그것도 갑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저희가 두 달 연기했어요. 국정감사 이후로. 그런데 그때도 제대로 될지 지금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외면적인 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저는 직원들한테 이런 시간에 내면적인 생각을 많이 해서 부서 별로 백서도 내고 연구실에서는 보고서도 발간을 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집필할 시간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균형의 시대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것을 해서 외양적인 활동은 과거와 같이 못하더라도 이렇게 내면적인 생각을 하고 그걸 글로 적어내는 이런 활동을 오히려 강화해서 그 결과를 국내에서도 보고서 형태로 보급을 하고 더 나아가서 그걸 영어로 번역해서 외국에도 전파하는 그런 사업을 새롭게 전개할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코로나 시대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어떤가요?

 

서상목 : 그럼요. 지금 저희가 며칠 전 지난 월요일이죠, 97일에 정책토론회는 그대로 유투브를 통해서 진행했습니다. 그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사회안전망 구축, 이렇게 잡았거든요? 그래서 그때 두 개의 주제 발표가 있었어요. 지금 코로나는 물론이고 아까 4차 산업혁명 해서 고용이 불안해지고. 지금의 사회보험제도라는 것이 안정된 직장, 평생 직장 이런 개념으로 설계가 됐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개념이 자꾸 무너지고 있으면서 기존의 사회보험제도가 많은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기본소득제라는 새로운 과제가 얼마 전에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가 됐었고 저도 개인적으로 그 분야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글도 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얼마 전에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고용보험의 사각지대가 굉장히 많아요. 현재 근로자의 30%가 넘는 상태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들을 고용보험체제로 끌어들이는 방안. 그래서 지금은 사회보험제도가 임금 중심으로 되어 있거든요. 직장 중심, 임금 중심인데 이것을 전국적으로 통합을 해서 소득 중심으로, 보험료 징수를 국세청이 하고 모든 국민이 다 고용보험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에도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사회보험제도를 만드는 이것도 새로운 연구과제가 되고 있고요. 여기에 사회복지협의회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세 번째로 제가 아까 말씀드린 사회복지 이용시설이 전부 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되어 있거든요? 코로나 사태같은 것이 나니까 활동이 전면중단되는 상태가 된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각종 사회복지서비스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같이 하는 이런 형태, 또 심지어 우리는 종합사회복지관 하면 커다란 빌딩이 있고 직원이 있고 회의실이 있고 강당이 있고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일산에서 그런 것을 하고 있는데, 온라인 종합사회복지관, 모든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온라인 시대가 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코로나 19 사태를 맞이해서 사회복지 이용시설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필요에 따라서 스위치할 수 있는, 평소에도 같이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새로운 한국형 사회복지모델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런 것이 되면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존의 사회복지서비스도 그렇고 사회보험제도의 취약점을 코로나 19를 계기로 해서 보완을 해서 새로운 좀 더 효율적인 사회보장시스템을 만드는 계기로 이번 위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저희 협의회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코로나 위기 속에서 K-방역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또 사각지대에서 방역에 소외되어 있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서상목 : 거의 완벽한 시스템은 없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보는 시각은 국제적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K-방역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잘 되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우리가 IT 선진국이거든요? 저도 하루에 수십 개의 문자 메시지가 오지 않습니까? 어디에서 환자가 발생했고, 동선이 어떻고. 아마 전 세계에 그런 나라가 별로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요. 우리가 또 얼마 전에 사스를 한 번 경험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코로나에 대해서 방역 시스템이 훈련을 한 번 한 셈이 됐고요. 또 우리 의료인력이 전문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거든요? 그리고 상당히 헌신적인 봉사정신이 있고 해서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이 정도로 관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고. 우리나라 공무원들도 굉장히 헌신적입니다. 그런 의료와 공무원들의 노력의 결과 현재까지 코로나 위기 관리는 비교적 잘 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현 정부에서도 사회복지 확충에 많을 힘을 쓰고 있는데요.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복지정책 방향,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서상목 :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4차 산업혁명이 오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거든요? 이건은 3차 산업혁명부터 시작이 됐어요. 3차에서 4차로의 전환을 보통 2007, 2008년을 전환점으로 보는데 기술 혁신 속도가 빨라지니까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은 엄청난 봉급과 돈을 벌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박탈감, 빈곤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런데 이게 코로나 19 사태가 발생하면서 더 심화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언론에서도 보시다시피 쿠팡이라든지 온라인으로 하는 회사들은 지금 정신없이 바쁘고 돈도 많이 벌고. 주식시장도 보면 IT기업들, BT기업들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행업이라든지 항공산업이라든지 이런 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코로나 19로 인해서 산업의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여러 가지 긴급 지원금 같은 단기적인 대책도 하지만 좀 더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특히 우리가 상대적으로 IT산업과 BT산업의 경쟁력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거든요? 그쪽 분야의 산업 경쟁력도 높이고 그쪽 분야의 인재도 더욱 양성해서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해서 한국이 이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위치를 굳혔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신두식 : 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코로나 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복지 사각지대의 해소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상목 : 저희가 제일 먼저 한 것은 저희가 푸드뱅크사업을 하고 있어요.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이 먹는 것 아닙니까? 대구 경북 지역의 이머전시 푸드팩, 긴급 푸드팩이죠. 생필품을 바구니에 만들어서 어려움에 처한 가구, 또는 개인한테 전달하는 일을 했고요. 그리고 많은 사회복지시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재해구호협회에서 지원을 받아서 이 분들한테 마스크라든지 손 소독제라든지 이런 것을 지원해주는 그런 사업도 전개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기적인 대책이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좀 더 장기적인 차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안전망 구축에 관한 연구를 실시하고 보고서로 내서 이것을 계기로 해서 사회복지계,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사회안전망이 좀 더 단단하면서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지금 복지제도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국민들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렇게 이야기도 하는데. 왜 이런 괴리가 발생한다고 보십니까?

 

서상목 : 제가 보기에는 아이러니하게 복지제도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많은 것이 문제라기보다 지금 사회복지제도, 특히 사회복지서비스가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복지제도가 290여 개라 하거든요? 그러니까 290여 개가 각각 공급자가, 부처가 다르죠. 같은 부서 내라도 과가 다릅니다. 그러니까 공급자 중심으로 독자적인 전달체계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호주라든지 이런 선진국에 가보면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수요자 중심으로, 지역 단위 수요자 중심으로 해서 통합 서비스를 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호주의 센터링크 같은 데를 가면 거기에 가면 복지 문제만이 아니라 고용 문제, 모든 복지와 관련된 정부의 서비스를 한 곳으로 다 받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고용노동부는 전달체계가 따로 있고요. 사회보험도 연금공단은 따로 사무실이 있고 의료보험공단은 따로 사무실이 있고 이런 식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통합적인 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은 이 분야에 돈도 많이 쓰고 많은 분들이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복지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은 공급자 위주의 다기화된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공급자 중심의 사회복자 전달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서상목 : 수요자 중심의 통합서비스를 주는 방식으로.

 

신두식 : 수요자 중심의 통합서비스를 주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회장님께서는 지난 1994년이죠.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셨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 규모가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서상목 :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질문을 하셨으니까 우리나라 사회복지 역사를 이야기하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선 경제개발 후 사회개발 이런 정책을 했죠. 그러다가 70년대 중화학 공업을 추진하고 재벌들을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줬지 않습니까? 특혜도 주고. 그런 과정에서 분배가 굉장히 나빠졌어요. 그로부터 경제발전으로 경제적 여유도 생겼고. 그래서 70년대 후반부터 정부 차원에서 사회개발,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가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다가 한국개발연구원으로 왔는데. 그때 그런 추세를 반영해서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사회개발부를 신설했어요. 그래서 제가 거기 들어가서 당시 막 의료보험이 만들어져서 시행하고 있었거든요? 그것을 제가 좀 도와주고 그러다가 81년에는 영세민 종합대책을 만들어서 우리나라 공공부조사업을 재설계해서 법도 개정하는 일도 했고. 86년에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국민연금을 제가 설계책임을 맡아서 법을 만들고 제도를 구상하는 그런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국회의원이 되고 1994년 말에 김영삼 대통령께서 보건사회부장, 그때는 보건사회부였습니다, 장관을 맡으라고 해서 제가 맡았어요. 그런데 94년 말에 부처 이름이 보건사회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정부부처 명칭에 복지가 들어간 것이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것을 기회로 해서 1995년을 선진복지의 원년으로 선언을 했어요. 그러고 90년대 후반에 기초생활보장법이라는 것도 생기고 고용보험도 생기고 장기 요양보험도 생기고 각종 사회복지시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사회복지 예산이 정부 예산의 3분의 1이 되거든요? 제가 93년 말에 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취임 일성을 보건사회부를 일등 부서로 만들겠다, 제가 그때 그랬거든요? 당시에는 재무부가 일등 부서, 일등 부서라는 것이 행정고시하고 가장 인기있는, 지망생이 많은 부서를 일등 부서라고 생각했는데 그때는 재무부였어요. 그런데 요새 이야기를 들어보면 특히 여자 행정고시 합격자 중에는 보건복지부가 가장 인기 있는 부서가 됐대요. 복지예산도 부처 중에 보건복지부 예산이 제일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때하고 지금하고는 상당히 발전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복지 서비스가 없어서가 아니고 너무 많은데 이게 서로 연결이 안 돼서 문제일 정도로. 그래서 그때에 비하면 명실공히 복지 선진국이 됐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2010년에 지방선거가 있었잖아요? 그때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무상급식이 최대 현안이었습니다. 경기도에서. 선별이냐 보편이냐. 결국 보편이 이겼죠. 그래서 그걸 계기로 해서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에서 복지정책이 굉장히 혁신적인 유권자의 표를 얻는 전략으로 부상이 됐습니다. 그 이전에는 그냥 선거는 정치적인 논리로 치르고 정책이 별로 중요한 역할을 못 했어요. 그래서 복지정책은 주로 전문가들, 공무원과 학계, 관련 전문가들이 주로 전담을 했는데. 정치권에서 주요 공약이 되면서 굉장히 좋은 점도 있는데 좀 걱정스러운 점은 소위 포퓰리즘이라고 할까요?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복지 선진국, 복지제도를 무조건 늘리고 예산을 늘리는 것보다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새로운 예산과 제도의 합리성이랄까, 효율성이랄까 이런 것을 따지고 이것이 지속 가능한지를 생각해야 되는. 아시는 대로 지금 최대 현안이 저출산, 고령화지 않습니까? 그러면 고령화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연금 줘야죠. 그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의료비를 다섯 배, 여섯 배 많이 쓰거든요. 그러니까 복지 지출은 엄청 늘어나는데 저출산은 일할 사람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죠. 보험료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늘어나는. 지금부터는 복지 재정, 복지제도의 지속 가능성, 효율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광범위하게 설명을 해주시는 동안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 마지막으로 청취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한 말씀 해주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서상목 : 저는 복지를 정부한테만 맡기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출산, 고령화 추세로 복지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염려가 되기 때문에 정부는 정부대로 역할을 하지만 민간 모두가 복지에 관심을 갖고 받을 생각만 하지 말고 뭔가 자기가 기여할 생각도 같이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업의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고 기업활동에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하시는 분들도 기업활동의 사회적 가치, 이런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부탁드리고. 제가 사회공헌센터를 통해서 이런 일을 활성화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개인 차원에서도 우리가 시민사회, 시민정신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민주주의의 기본은 시민정신에서 시작되는 거죠. 시민정신이라는 것은 무엇이냐면 시민으로서의 권리도 있지만 의무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의무는 여러 가지 자원봉사활동이라든지 경제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기부 활동을 하신다든지. 여러 가지 재능을 가지신 분들은 재능 기부도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을 통해서 국민 모두가 복지를 혜택만 받는 복지가 아니고 복지에 스스로 기여를 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면 우리가 명실공히 모두 함께 만드는 복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많은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서상목 : , 감사합니다.

 

신두식 : 지금까지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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