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불교방송

전체프로그램검색
  • ON AIR
  • TV
  • 라디오
편성표
BBS후원회

BBS 경제토크

2020년 11월 7일 -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前 관장
글쓴이 : 뉴스관리자
등록일 : 2020-11-09 조회수 : 112

[공지사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1일자로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에 민병찬 관장을 발탁하는 등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배기동 전임 관장과의 인터뷰는 10월 30일 사전 녹음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출연 :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진행 : 신두식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앞서 소개해드린 대로 오늘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님 모셨습니다. 관장님 안녕하십니까?

 

배기동 : 안녕하세요?

 

신두식 :  그동안 해오신 업무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배기동 : 최근에 우리가 용산 이전 1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용산으로 이전한 것이 15년 된 것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 박물관 전체가 아까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변화에 맞는 박물관을 만들어내야 하니까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박물관을 우리가 만들어보자, 그래서 사실 미래 전략을 하나 만들었죠. 그래서 미래 전략을 만들어서 가는데, 그 중에 우리가 지난 3년 동안 해왔던 내용하고 연결해서 보면 박물관이 크게 보면 하나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해야 된다는 것, 또 글로벌 시대에 맞춰서 박물관이 문화 다양성을 잘 수용해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포용성을 가진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런 것들인데. 이런 것들은 사실 문화 전반에 깊이 깔려서 사회가 안정화되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데 박물관이 거기에 현상적으로 우리 사회에 딱 맞는 대답을 내놓지는 않지만 사회 변화에 항상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문화적인 배경을 깔아가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가 지난 3년 동안 쭉 해온 전시 중에서는 우리 문화 정체성을 강조하는 그런 고려전이라든지 작년과 금년에 걸쳐서 했던 가야전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우리 문화 정체성을 강조한 것이 될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원래 아시아 문화 갤러리라고 되어 있었는데, 이게 아시아만 가지고는 안 된다, 전 세계 글로벌 전체를 봐야 하니까 세계문화관으로 확장을 해서 전 세계 문화 속에서 한국 문화의 특성 이런 것을 이해하고 또 우리가 다른 나라, 다문화 사회 속에 있는데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도 우리가 공존해야 되니까 그런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가져야 된다고 해서 바꾸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아마 앞으로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확장되어야 하고 그런 것들을 확장시키는 과정에 있어서는 디지털 기술, 이 기술을 가지고 어떻게 대중에게 그런 문화 컨텐츠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가, 이런 것을 고민해왔습니다.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또 국가의 하나의 큰 프로젝트 자체도 아젠다 자체가 디지털 기술을 첨단화시키는 것인데, 사실 국립박물관은 아주 좋은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고 여기서 이번에도 실감영상관을 우리가 담당해서 만들었는데, 실감영상관, 그러니까 우리 문화유산을 가지고 굉장히 사람들이 새로운 감동, 영상에서 감동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일종의 영어로 말하면 immersive exhibition인데, 그 속에 들어가면 푹 빠지게 되는 것이죠. 그런 스타일로 영상을 개발했는데 굉장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 불교 믿으시는 분들은 박물관 홀에 역사의 길에 끝에 서 있는 경천사탑 같은 것을 저녁에 와서 보시면 완전히 다른 경천사의 이미지를 가질 수가 있습니다. 저녁에 우리가 실감영상을 보여주면 그것 자체가 사람이 득도를 하게 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서 경천사탑 위에 프로젝션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한 번 보시면 큰 감동일 겁니다. 그런 것이 결국 변화하는 것이고, 그런 것이 점점 확장되어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접근성을 높이고 또 한편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큰 박물관의 30년 비전 속에 녹아있는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두식 : 코로나 19로 인해서 스마트 박물관이라고 해야 하나요? 디지털 박물관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시대가 앞당겨진 느낌인데요. 디지털과 아날로그 공존을 뜻하는 디지로그 시대에 스마트 박물관의 모습, 어떻게 그리면 될까요?

 

배기동 : 아직 스마트라는 말을 어떻게 박물관에 적용할까, 이것은 온고잉 화두라고 할까요? 지금 우리가 불교식으로 말하면 참선 중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사회가 변화하는 방향에서 우리가 박물관이 어떻게 해야된다, 이런 것을 보면 결국 디지털화되고 광역적으로 글로벌해지고 대상 자체가 굉장히 넓어지는 거죠. 이런 변화의 조건에서 본다면 결국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 자체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보면 그런 것을 흔히 느낍니다만, 각자 개인이 다른 욕구를 할 때 그걸 맞춰줘야 하는 그것이 큰 화두입니다. 결국 문화 다양성의 하나의 다른 쪽 끝이 결국 개인의 욕구를 개별적으로 맞춰줘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래서 어떤 사람이 필요한 것을 아주 편하고 쉽게, 또 적절하게 우리 박물관이 제공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스마트 박물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슬퍼서 박물관에 가서 내가 기쁨을 좀 얻고 싶다면 그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을 그 사람한테 제공해주는 것, 전시를 통해서라든지 설명을 통해서라든지 또 그렇지 않으면 전시와 음악을 통해서 주는 것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우리 아이를 무엇을 가르쳐야 되겠나, 싶은데 그런 것을 아주 쉽게 찾아서 우리 아이에게 적당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들을 받아서 쓸 수 있도록 그런 것들이 스마트 박물관이 추구해야 할 것이 아닌가. 개별로 하는, 개인들이 느끼는 것을 빨리 충족시켜주는.

 

신두식 : 일방적으로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이 되어야한다?

 

배기동 : 쌍방향의 소통이 되어야 하는 거죠. 박물관은 항상 바깥에서 어떤 니즈가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 니즈를 신속하게 충족할 수 있는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아갸되는데, 그것이 디지털 기술이 할 것이라는 거죠. 그리고 금방 디지로그라는 아주 좋은 말씀을 주셨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현재의 건축 공간으로서의 박물관이 필요가 없느냐, 그건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느끼는 정도는 디지털로 느끼는 것하고 어떤 공간에 가서 느끼는 것, 실물 유물을 볼 때하고 사진 영상으로 볼 때하고 느낌이 완전히 다르니까 사람들이 때에 따라서는 와서 실제로 보면서 힐링을 하거나 감동을 얻을 것 같으면 그 박물관이 있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그 트윈 뮤지엄, 디지털 트윈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박물관의 컨텐츠를 그대로 영상으로 해내지만 결국 오리지날 자체는 인간의 심원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스로서 그대로 남아있어야 하는 것이고, 과거 한 20년 동안에 디지털화 되는 과정에서 보면 처음에 박물관 하는 사람들도 이 놈의 디지털 때문에 박물관 망하는 것 아니냐, 이랬는데 디지털이 사용되고 나서 박물관 방문객이 훨씬 늘었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디지털이 대체를 못하는 거죠. 박물관의 절대적 가치를. 그래서 서로 보완적인 입장에서 우리가 문화소통, 감성소통을 해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예전에 비디오가 한창 유행했어도 비디오 보고서 또 영화관 가서 보고 그런 효과와 비슷할 수 있겠네요?

 

배기동 : 그렇습니다. 오늘날 아무리 영상으로 뭘 전달한다고 하지만 책의 힘을 다 없앨 수는 없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올해는 코로나 19 때문에 박물관이 문을 닫았던 적도 있잖아요? 개관도 하고 또 재개관도 하시고 그런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어떻습니까?

 

배기동 : 정말 박물관 찾으시는 분들 한테는 박물관에서 죄송하죠. 결국에는 거리두기 이 문제가 절대적인 전제가 되어야 하니까.

 

신두식 : 관람객 수 제한도 있죠?

 

배기동 : 그렇죠. 거리두기를 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관람객 제한을 두는데 그런데 우리 국립박물관은 워낙 크기 때문에 사실 들어와서 거리를 잘 유지해주시면 되는데, 또 몰려 다니시면 안 되니까 할 수 없이 최소한의 거리를 두게 제약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전 예약해야되는 그런 불편함이 있고. 과거에는 박물관 간다고 하면 오시면 되는데 그런 사전 예약을 해야되는 그런 절차가 조금 오시는 분들을 힘들게 하지 않나 생각하고, 또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박물관이 조금 멀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대신에 아마 디지털 시대에 맞게 우리가 여러 가지 좋은 영상, 교육 이런 것들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을 들려드리는 시간이 있는데요. 명사의 음악시간입니다. 배기동 관장님께서는 어떤 노래나 음악을 듣고 싶으십니까?

 

배기동 : <청산에 살리라>.

 

신두식 : 어느 분이 부르신?

 

배기동 : 저는 조수미 소프라노가 부른 것이 참 좋더라고요. 맑은 느낌을 줘서.

 

신두식 : 국립중앙박물관 배기동 관장님이 신청하신 곡입니다. 조수미 씨의 <청산에 살리라> 듣고 계속하겠습니다.

 

 

 

 

중간에 들으시는 분들은 궁금하실 텐데요. 오늘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관장님, 신청하신 곡 잘 들었습니다. 관장님께서는 개인적으로 불자시라고 들었습니다. 불교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평소에 가시는 사찰이 있으신지요?

 

배기동 : 특별히 정해놓고 다니지는 않는데 우리 어머니께서는 항상 다니시던 사찰이 집에 가까운 사찰도 있고 조금 떨어진 큰 사찰도 있었는데, 살아계실 때는 해인사 1년에 한두 번씩 올라가시고 또 집 앞에는 항상 어른들 모시고 있는 그런 절도 있었고 그렇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분당 동네에 있는 절을 다니고. 절은 다 좋죠. 어떤 절을 가도. 골치아프고, 아까 청산에 살리라처럼 속세를 떠나고 싶을 때는 절에 갑니다. 얼마 전에는 강화 전등사 가니까 그렇게 좋더라고요.

 

신두식 :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중요한 불교 문화재가 많이 소장되어 있는데요. 불자님들에게 소개해주시고 싶은 문화재들 좀 말씀해주시죠.

 

배기동 : 국립박물관에 있는 문화재 중에서 한 3분의 2 이상이 불교 문화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계산해보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결국은 불교가 들어와서 적어도 1,500년에서 2,00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절대적인 신념 이런 것에 의해서 만들어진 유산들이기 때문에 그 시간적 길이나 정성이나 이런 것을 봐서 우리 문화의 정수가 거기에 들어있는 셈이고, 그래서 박물관에 그렇게 많이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문화재를 이를 때 사람들이 다 떠올리는 것이 결국 반가사유상이죠. 다행히 우리는 반가사유상 두 구를, 물론 반가사유상 작은 것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강원도에서 발굴됐던 것은 한 뼘 짜리도 있습니다. 그것도 예쁘고 한데. 우리 박물관에 있는 대표적인 것은 국보로 지정된 두 점이죠. 그것은 방도 따로 만들어서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박물관에서 좀 더 노력해서 한국에 가면 그걸 반드시 보고 가야 되겠다, 이렇게 만들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루브르에 가면 모나리자의 미소를 본다고 하면 한국에 오면 우리 반가사유상의 심오한 미소를 보고 가면 사람들이 삶의 자세가 달라진다든지 이런 전설을 만들고 싶은 것이 있고. 또 우리 박물관 입구에 들어오셔서 쭉 정면에 마주치는 것이 두 개가 있는데, 그 뒤쪽 맨 끝에 있는 높은 탑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경천사탑인데, 경천사탑은 세계에 탑이 많이 있습니다만, 또 우리나라에도 탑이 굉장히 많아서 탑의 나라라고 하는 거죠. 그렇지만 경천사탑이 가지고 있는 예술성, 종교성, 역사성 이런 것들은 정말 우리가 고려시대 때의 불교정신과 국제성과 예술적 수월성 이런 것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으니까 정말 탁월한 유네스코의 용어를 빌리면 OUV가 탁월한 그런 문화재, Outstanding Universal Value.

 

신두식 : 경천사탑은 원래 개성에 있던 거죠?

 

배기동 : 그렇죠. 개성 옆에 있던 경천사라는 절에 있었는데, 스토리가 많습니다. 그리고 워낙 예쁘니까 일본 궁내부에서 대신이 이것을 일본으로 가져갔는데 그때 외국 선교사들이 그건 안 된다고 해서 언론에 글 쓰고 해서 그게 다시 돌아온 겁니다. 다시 돌아왔는데 그 탑이 아래는 좀 넓지만 위로 가면서 굉장히 가늘어지거든요? 그게 그동안 해체했다가 다시 쌓다가 하는 그 과정에서 많이 훼손됐습니다. 지금 국립박물관에 있는 것은 원상을 다 그대로 형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보완한 부분도 있습니다.

 

신두식 : 보존기술도 거기에 다 가미가 되어 있는 거죠?

 

배기동 : 그렇죠. 지금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진동에 의해서도 무너지면 안 되니까 그것을 건축적으로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조금의 지진도 흡수해서 충격이 가지 않도록 면진대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만일 땅이 흔들린다고 하면 어느 정도 흔들리는 것은 면진대에서 흡수해서 탑 자체는 그대로 있고, 만일 조금 흔들리면 거기에 우리가 레이저 빔을 쏴서 약간의 움직임이 있어도 모니터링이 되게 만들어놨습니다. 첨단기술을 가지고 탑을 그렇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신두식 : 얼마 전에 저희 프로그램에서 하사창동 철조 석가여래좌상 관련한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원래 하남에 있던 것인데 일본이 가져가려고 했다가 어떤 연유에 의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런 것을 역사적으로 조명한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이 철불에 대해서도 잠시 소개해주시죠.

 

배기동 : 이 철불은 국립박물관에 들어온 과정이나 지금 국립박물관이 이사할 때마다 이 거대하고 육중한 철불을 어떻게 수용하나, 전시하나 이걸 가지고 국립박물관이 고민해왔던.

 

신두식 : 무게가 6톤이 넘는다면서요?

 

배기동 : 네, 그렇습니다. 엘리베이터도 보통 엘리베이터 가지고는 안 되니까. 그래서 국립박물관의 엘리베이터가 거기에 맞춰서 만들어진 거죠. 그리고 사이즈가 커서 보통 문으로 다닐 수가 없으니까 벽을 뚫고 다니는. 부처님이 아주 원력이 세셔서 거침이 없으신 부처님이시죠. 그래서 장애를 항상 극복해다니시는 부처님이신데. 이런 철불로서는 제가 알기로는 세계 최대이지 않을까 싶고, 그 조상해놓은 것 자체가 보시면 철불인데 전혀 둔하지 않고 아주 미소라든지 표정이라든지 비율이라든지 이런 것이 거의 완벽할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철불을 그렇게 만들어낸다는 것은 엄청난 공이 필요한 거죠. 특히 철불은. 청동불 같은 경우에도 힘들겠지만 그보다 훨씬 힘든 것이 철불인데, 그만큼 사람들의 원력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이 모여있었던 것이고, 만드는 과정에서 후삼국을 통일하고 여러 가지 그런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부처라는 점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나라의 통일의 과정, 그 아픔, 치유 이런 것들이 다 그 속에 숨어있는 그런 부처니까 아마 그런 스토리를 보고 한 번 보시면 저절로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부처죠.

 

신두식 : 규모도 크고 하니까요. 일부에서는 그게 원래 하남에 있던 것이라서 하남 쪽에서는 그쪽에서 전시를 하고 싶어하는 모양이던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보존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배기동 : 문화유산 자체는 원래 기원지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현대사회에 와서 기원지를 떠난 유물들에 대해서 우리가 판단할 때는 결국 어떤 유산이 만들어질 때 많은 사람들한테 감동을 나누기 위해서 있는 것인데. 사회적으로 어떤 것이 만든 정신을 널리 퍼트릴 수 있는가, 이 문제를 고민해야 될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어떤 장소에서 더 오래 보존될 것인지, 이 문제가 어떤 의미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귀하게 남은 우리 유산 자체를 조금이라도 더 잘 보존할 수 있는 지역에 하는 것이 좋겠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원위치에 대한 욕망 자체는 우리 박물관인이나 대중이나 다 같이 갖고 있지만 또 문화재로서, 물질 문화로서 우리가 보존해야 하는 책무도 있으니까 그런 종합적인 판단에서 활용과 보존 자체를 균형있게 가져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신두식 : 최근인가요? 빛의 과학이 풀어낸 문화재의 비밀이라는 전시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떤 전시입니까? 좀 소개를 해주시죠.

 

배기동 : 사실 빛의 과학이라고 해서 빛이 무엇인가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텐데. 사실 우리가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은 빛이 있기 때문에 보는 것이죠. 그런데 빛 자체도 아주 파장이 짧은 빛하고 파장이 긴 빛이 있는데, 우리가 볼 수 있는 빛은 그 중에 일부죠. 가시광선. 그런데 우리가 볼 수 없는 빛을 가지고 볼 때 사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비밀들, 이런 것들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인들이 가장 알고 계시는 것이 X선이죠. 우리가 사람을 보면 살이 보이지만 X선으로 보면 뼈가 보이죠.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 문화유산들도 그런 것을 가지고 볼 때 그 속의 구조를 볼 수 있다든지 또는 만드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든지 여러 가지 육안으로 할 수 없는 그런 기술적인 면을 찾아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림도 보면 그림이 흔히 요새 신문에 보면 그림 밑에 그림이 있었다, 그런 것이 가끔 나오는데, 그런 것도 빛을 통해서 그걸 뜯어내지 않고 그 속에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빛의 과학전은 우리 문화유산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숨어있던 비밀, 또는 그 문화적 내용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예를 들어서 아마 박물관에 가면 연적들을 많이 보실 겁니다. 연적이 그냥 원통으로 이렇게 되어 있지만 그 속에도 물을 잘 담아서 펑펑 나오지 않게 하는 노하우들도 들어있습니다. 겉에서 보면 안 보이지만 안에서 보면 보이는. 계영배라고 술을 따를 때 술이 넘치지 않게 하는 것이 계영배인데, 그 구조가 어떻게 생겼나를 보면, 이런 빛의 과학전에서 X선을 가지고 잘라서 보면 그게 보이는 거죠. 이번에 사람들이 신기해했던 것은 국보 기마인물형토기, 신라에서 나온 기마인물형토기가 무엇에 쓰였나 했는데 우리가 그런 것을 가지고 분석해서 보니까 일종의 제사 지낼 때 물 주전자 역할을 했구나, 이런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안에 얼마만큼의 양이 들어갈까 이런 것도 이번에 계산해낼 수 있었던 거죠.

 

신두식 : 요즘에 K-팝 부분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요. K-방역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한국적인 것들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요. 디지털 시대의 우리 문화가 세계와 더욱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있는 이런 현상, 소통해야 될 과제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배기동 : 디지털 시대가 온 이유 자체가 사실은 소통 때문이죠. 결국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전화 이게 다 디지털 전화, 스마트 전화 이것 자체가 소통의 수단이고 다른 컴퓨터의 이메일을 쓰는 것도 다 소통의 수단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사람이 가지고 있는 품성 자체가 디지털 시대에는 가장 잘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신두식 : 한국의 DNA와 잘 맞는다는?

 

배기동 : 맞는 거죠. 왜냐하면 이게 굉장히 개별화된 것이죠. 개인화되는 과정이고 그 개인의 개성들을 다양하게 표출할 수 있는 것인데 우리 한국 사람들이 감성이 풍부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굉장히 다양한 표현들이 생겨날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아마 아까 말씀하신 BTS나 노래라든지 이런 쪽에, 영상이라든지 이런 쪽에 우리 재주가 펼 수 있는 것은 아마 디지털 시대의 디지털 기술이 가지고 있는 속성과 우리의 문화적 감성과 잘 맞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우리 문화사적으로 보면 굉장히 창의성이 뛰어난 것은 결국 감성을 가지고 굉장히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하나씩 로직, 이론을 만들어내고 하는데, 결국에는 감성적 풍부성이 인문학적으로 연결되고 인문학적인 것이 결국 하나의 이론적으로 귀착하는 그런 것들을 볼 수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결국에는 우리가 자랑하는 금속활자라든지 거북선이라든지 훈민정음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우리의 감성적 저력이라고 할까요? 거기서 오는 것이 아니겠나, 이런 것이고. 우리가 훈민정음 같은 경우에도 보면 굉장히 많은 음성을 아주 정연하게 24자 가지고 표현하게 만드는. 이게 디지털 시대에 한글이 제일 잘 맞는 언어죠. 그것은 아마 단적으로 제 말을 증명할 수 있을 거예요. 디지털 시대에 우리 감성이 어떻게 맞아 들어가서 우리가 더 풍부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그 문제는 우리가 아무리 신세대라고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연 문화 속에서 자라오는 면면한 전통 같은 것이 아무리 현대 신세대라 하더라도 그 속에서 자라온 사람이고 그걸 받고 있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성적, 또는 창의정신 이런 DNA 자체는 디지털 시대에 와서는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감성적인 면이 앞선다는 것은 우리가 그러면서 또 사물에 대해서 논리 자체를 빨리 캐치하는 것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일종의 통합적 직관이 아닌가 생각하고, 그런 것이 알든 모르든 우리 속에 쭉 이어온 것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빨리빨리라는 것이 과거에는 굉장히 덕성이 되고 요즘 세상에는 빨리빨리 했다가는 혼나죠.

 

신두식 :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다 있죠.

 

배기동 : 있지만 그 자체가 굉장히 빠른 판단 이런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사회적 드라이브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속도감있는 디지털 시대에서는 우리의 적성, 문화적 특성 자체가 크게 살아나지 않을까 싶고. 그런 것들을 BTS나 우리 대중예술인들이 보여주는 그런 세계적 탁월성의 하나의 증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두식 : 시간이 다 됐는데요.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우리 문화의 보존과 발전,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시는데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기동 : 감사합니다.

 

신두식 : 지금까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님과 함께했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