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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스님의 그래도 괜찮아

그도 나의 스승이다
글쓴이 : 생불
등록일 : 2019-02-18 조회수 : 205

택시기사 생활 20년째를 맞아 드디어 해탈의 경지에 도달했나 봅니다.

작년 년말에 우연히 사기꾼을 승객으로 모셨더랬어요.

흔히 택시기사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패턴이 몇가지 있거던요.

첫째,장거리목적지에 당도해서는 깜빡 잊고 지갑을 두고 왔노라 하면서 계좌번호를 불러주시면

곧 부쳐주겠다고 하는 새빨간 거짓말.

둘째,목적지에 가서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서 요금을 드릴 것이고 당장 직원들이 회식을 하고 있는데 회식비를

우선 줘야하니까 기사님한테 있는대로 우선 현찰을 좀 빌려달라고 해 놓고는 미리 정해진 도주로에 차를 세운 채

문을 활짝 열고 난 후 재빨리 도망을 치는 수법.

셋째, 지극한 효자인척 하면서 심야시간을 악용해서 기사의 스마트폰으로 텔레뱅킹을 하는 시늉을 내고서는

송금완료 직전에 폰을 꺼버리므로 인해서 송금은 안 된 채 목적한 바대로 현찰을 손에 거머쥐는 자작극.

세번째 유형에 해당하는 사기극에 알면서도 의심의 끈을 놓쳐버리므로 인해서 결국 100만원을 사기당했답니다.

112로 전화를 했지만 미온적인 대처로 웃음거리만 된 꼴이었어요. 경찰차량이 가까운 곳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자의 위급함을 몰랐던지 무시했던지 간에 출동을 아니 하니까 범인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공권력을 우습게 여겼겠어요? 더욱 기세등등해진 범인에게 수세로 몰려서 결국은 사기를 당하고 만 겁니다.

뻔히 알면서도 사기를 당했다고 하는 자괴감에 몸서리를 치면서 뇌리를 때리는 무언가를 깨달았어요.

그렇다. 사기꾼도 먹고 살려고 얼마나 머리를 굴렸으면 상대가 의심하는 바를 요리조리 회피해가면서 끝내

목적한 바 현찰을 착취해갈까? 100만원을 털어가던 그의 뒷모습을 멍 하니 쳐다만 볼 뿐 내가 더이상 대처할 방법은

없었답니다. 장거리를 심야에 3시간 운행한 탓에 격투를 벌일 힘도 없었고 싸운들 그에게 두들겨 맞을 께 뻔한 것을

포기하자 포기하자 거듭 되뇌이며 핸들을 돌렸답니다.

집요한 작전을 끝까지 수행하고 자기의 계획을 관철시킨 그가 나의 스승이다.

비록 그가 나의 재물을 착취해 갔지만 나도 살아가노라면 나의 계획을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밀어부쳐서

완수해야겠다는 깨달음에 이르자 눈물이 하염 없이 흘러내렸어요.

미워해야 할 그가 한없이 불쌍하기도 하고 오히려 나같은 나태한 중생을 깨우치려 나타난 부처같기도 했으니까요.

하루하루가 물에 술 탄듯 술에 물탄 듯한 중생들에게는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서 큰 꺠달음을 얻는다면

비록 물질은 내곁을 떠났지만 고귀한 정신은 더높은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입니다. 

신청곡은 백년설선생님의 나그네설움입니다.

  

BBS불교방송에서 답변드립니다
사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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